[오늘의 지구촌/더타임스]獨연정 경제성장이 최대과제

  • 입력 1998년 10월 27일 19시 29분


독일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총리가 이끄는 적녹(赤綠)연정이 27일 출범했다. 서방선진국에서는 처음 급진 환경주의자들의 공동정권이다.

1982년 하원에 처음 진출한 녹색당은 새 내각에서 장관직 3개를 차지하는 대가로 많은 것을 양보했다. 요쉬카 피셔 부총리겸 외무장관은 독일 대외정책의 계속성과 코소보 자치주에 대한 군사행동 참여를 약속했다. 자동차 감축은 점진적인 휘발유세의 인상으로, 원전의 즉각 폐쇄는 점진적 폐쇄로, 군 개혁은 특별위원회 설치로 완화됐다.

슈뢰더총리는 당내 라이벌이자 정통 좌파인 오스카 라퐁텐을 재무장관에 기용함으로써 새 부담을 갖게 됐다. 사업가 출신으로 경제장관으로 내정됐던 요스트 슈톨만은 라퐁텐이 경제부처의 역할을 줄이고 기업친화적 정책을 펴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신정부가 주장해 온 세제개혁, 다시 말해 경기활성화를 위한 세금인하의 폭이나 속도는 과거 기민(基民)기사(基社)연합의 제안보다 훨씬 못하다.

신정부는 즉각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내놓았지만 사업가들은 실업률 감소가 곧바로 경기부양을 가져올지 의문시하고 있다. 오히려 높은 연료비, 환경기준 강화, 공공지출 확대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슈뢰더총리는 헬무트 콜 전총리의 지지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도 경제성장을 재개할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성장이 멈추면 유럽의 견인차인 독일이 ‘기관차’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정리·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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