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이창호 「名人」탈환…LG배 세계기왕전도 4강

입력 1998-10-06 20:05수정 2009-09-2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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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국수(國手)답다. 프로바둑기사 이창호 9단의 기세가 청명한 가을 하늘을 찌를 듯하다.

이9단은 지난달 제29기 SK배 명인(名人)전에서 조훈현 9단에게 도전해 3대1로 작년에 빼앗긴 명인위를 탈환했다. 이로써 이9단은 국수 기성 왕위 국기 최고위 천원 대왕 배달왕 테크론배 비씨카드배 등 국내 10개 타이틀 보유자가 됐다.

80년대 조훈현9단의 세차례 전관왕 기록 이후 명실공히 최고의 자리에 오른 셈. 현재 이9단의 10개 타이틀을 제외한 나머지 2개(패왕과 KBS바둑왕)는 과거의 스승이자 오늘날 최대 라이벌인 조9단이 갖고 있다.

이9단은 올들어 동양증권배 삼성화재배 후지쓰배 등 3개 세계대회에서 우승했으며 현재 LG배 세계기왕전 4강에 진출, 또 한차례의 월드챔피언을 노리는 등 세계랭킹 1위를 확실히 지키고 있다.

한편 지난해 동양증권배 우승자였던 조9단은 올들어 세계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이9단과 정상을 다툰 7번의 대결에서 명인전을 포함해 6차례를 지고 한 차례, 바둑왕전에서만 이겼다.

이9단과 스승 조9단의 세력균형이 붕괴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그래도 조훈현 밖에 없다’는 팬들의 성원이 갈수록 줄어드는 것 같다. 조9단은 올해 이9단을 상대로 9승을 건진 반면 15패를 당했다. 역대 전적은 99승 1백53패.

게다가 2인자 자리조차 신진들의 위협 속에 불안하다. 특히 패왕전에서는 강력한 도전자 이성재5단에게 초반 2연패를 당해 ‘조훈현시대는 이렇게 끝나고 마는 것인가’하는 성급한 관측도 나왔다. 그후 저력을 발휘해 3연승으로 가까스로 타이틀을 방어했지만 내년에는 어찌 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기계의 관측이다.

이9단은 최대 난적인 조9단의 공세는 이렇듯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유창혁9단을 비롯해 최명훈6단 이성재5단 목진석4단 등 신진들의 거센 도전이 있겠지만 아직 한참은 ‘무적 이창호 시대’를 구가할 전망이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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