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OECD 경제검토委 몰리토르의장

  • 입력 1998년 10월 6일 20시 01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는 29개 회원국의 경제사정을 종합적으로 진단해 정책방향을 처방하는 경제검토위원회(EDRC)가 있다.

이 위원회의 베른하르트 몰리토르 의장은 OECD의 ‘경제 주치의’인 셈.

그는 7월10일 열린 한국경제검토회의에서 “한국처럼 기업의 부채비율이 높은 나라에서 고금리 정책은 건실한 기업까지 도산시킬 수 있다”며 국제통화기금(IMF)처방을 비판했던 주인공. 그를 만나 세계경제위기의 현황과 전망을 짚어봤다.

―일본 경제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일본의 극심한 경기침체는 미래가 불확실하자 소비 및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비롯됐다. 한마디로 신용(Confidence)의 위기다. 일본정부의 경기부양책은 금융시스템의 불안으로 내수를 촉발하기에 역부족이다.”

―올 6월 한국개발연구원(KDI)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했는데 한국경제 전망은….

“기업지배구조 금융제도 등 미시적인 부문에 아직 문제가 있다. 기아자동차 입찰과정에서도 나타나듯 한국기업들은 한국시장에서 외국기업과 경쟁하기를 원치 않는다. 한국기업에 시급한 것은 재무제표와 회계기준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결합재무제표의 도입이 절실하다.”

―투기성 단기자본이 현재 경제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지적이 많다. 국제 자본이동을 규제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가.

“단기자본 이동을 규제하기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또 단기자본을 규제하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이 대금지불 및 수령에 어려움이 많아진다.”

―아시아금융위기에 대한 IMF의 정책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은데….

“경제위기 원인은 저마다 다르다. 그런데 IMF는 충분한 검토없이 멕시코외환위기 때 썼던 고금리와 긴축예산이라는 처방만을 고집하는 바람에 상황이 악화됐다. 나라마다 처방이 달라야 한다. IMF는 각국과 쌍무협상을 해 방법을 모색했어야 했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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