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차범근-두리 「축구 유전」…부친능가 기대

  • 입력 1998년 9월 23일 19시 14분


“스피드와 슈팅력이 탁월했던 차범근, 몸싸움과 골감각이 뛰어난 차두리.”

차범근 전 국가대표 감독의 아들인 차두리(배재고)가 23일 끝난 제53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부전자전’의 면모를 보였다.

과연 차두리는 한국축구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꼽히는 아버지를 얼마나 닮았을까.

차두리는 아버지가 사용했던 등번호 11번에 포지션도 같은 전방 공격수.

그러나 체격이나 플레이스타일에서는 차이점이 있다. 우선 어린 시절 가난을 겪은 차감독에 비해 ‘스타 아버지’덕택에 넉넉한 환경에서 살아온 차두리는 덩치가 크다.

지난해까지 1m71,51㎏에 불과했던 차두리는 1년만에 1m80,69㎏으로 부쩍 컸다. 차감독의 전성기 시절 체격은 1m78,74㎏.

스피드면에서는 차감독이 앞선다. 차감독의 1백m 주파속도는 11초3. 차두리의 1백m 최고기록은 12초F. 고교선수로는 빠른 편이지만 ‘갈색폭격기’로 불리며 독일 분데스리가를 휩쓸었던 아버지에 비해서는 아직 느림보.

또 경신고 재학때 이미 국가대표 후보로 점찍힐 정도로 명성을 날린 아버지에 비해 차두리는 서서히 이름을 얻고 있는 대기만성형.

그러나 차두리의 기량은 아버지 이상으로 뒤늦은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내년 아버지의 모교인 고려대에 진학해 기량을 더욱 갈고 닦을 차두리의 절정의 기량이 궁금하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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