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紙上 배심원평결]『건강한데 무슨 보약』 우세

  • 입력 1998년 9월 16일 19시 03분


건강에 별 문제없는 젊은 남편에게 구태여 보약을 먹일 필요가 없다는 평결이 나왔다. 7대3으로 남편의 승리.

남편의 손을 들어준 배심원들은 ‘탈이 없는데 보약은 낭비’라는 의견. “보약은 정성이라는데 요즘 보약은 한약방에서 기계로 달인다. 아침밥을 제대로 챙겨주는 것이 ‘진짜 정성’이고 건강에도 낫다.”(이선희주부)“남편 업체의 건강보조식품을 먹여 회사에 도움이 되는 편이 좋겠다.”(신은영교사)“개고기 외에는 몸에 좋다고 따로 먹어 본 적이 없다. 남이 먹는다고 나도 꼭 먹어야 할 필요가 있느냐.”(황영선회계사)

‘아내 마음이 담긴 보약, 고맙게 받아 먹으라’는 소수의견. “올해도 남편의 보약을 지었다. 녹용을 빼면 15만원 정도면 된다. 돈 얘기로 야단친다면 아내 마음이 어떻겠느냐.”(서혜란주부)

미혼배심원 두명은 아내 편을 들며 다소 부러운 표정. “애정표현이라 생각하고 고맙게 받아들여라.”(반승아대리)‘여자친구를 의식해 매번 아내편만 든다’며 직장 동료들이 ‘공정성시비’를 걸어와 시달리고 있다는 배금삼씨. “결혼해 장모가 주는 보약 한번 먹어보는 게 소원이다.”

〈박중현기자〉sanju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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