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트로 인사이드/복합 문화공간]음악 영화에 식사까지…

  • 입력 1998년 9월 16일 19시 03분


요즘 서울의 ‘문화지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독특한 외관과 세련된 인테리어의 건물에 음악 영화 공연예술 식당을 들여 놓은 새로운 형태의 복합문화공간이 도심 바깥에 잇달아 들어서기 때문이다.

종로구 평창동의 가나아트센터, 경복궁 부근의 아트선재센터는 최근 문을 열었다. 강남에서는 지난 봄 강남구 압구정동에 클래식음악 전문홀을 갖춘 오퍼스빌딩, 신사동 도산공원 앞에는 화랑과 레스토랑 카페를 함께 들인 내잔빌딩이 들어서있다.

이들 복합문화공간의 특징은 전시회와 음악회를 즐긴 뒤 같은 건물에서 식사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점. 먹을거리와 볼거리 들을거리의 일체형 공간이다.

가나화랑이 텃밭인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옮겨 간 북한산 자락의 종로구 평창동은 주택가다. 대형 전시공간에서는 장욱진화백의 작품전이 펼쳐지고 있다. 전시장은 모두 3곳. 이 건물을 설계한 장 미셸 빌모트의 이름을 딴 이탈리아식당 ‘빌 레스토랑’과 야외 공연공간(3백석 규모)도 함께 있다. “갤러리(화랑)는 아무나 갈 수 있는가’라며 들어오기를 주저하는 일반인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기능복합형의 설계로 주택가에 파고 들었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

경복궁 앞 아트선재센터는 7월초 문을 열었다. 경주 선재미술관의 분점형태로 만들어진 이 곳의 전시공간에서는 18일부터 바스키아전이 시작된다. 연극과 영화 콘서트 등을 위한 소극장시설도 아담하다. 주인은 김우중(金宇中)대우그룹회장의 부인 정희자(鄭禧子)대우개발 회장.

동호대교로 한강을 건너 강남구에서 만나는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건너편의 오퍼스빌딩(6층). 독특한 외관이 행인들의 눈길을 끈다. 재미 건축가 손학식씨가 설계한 건축물로 지하 콘서트홀은 클래식 전문 공연장으로 운영된다. 채광 및 조명 효과를 극대화시킨 레스토랑과 카페도 인상적이다.

카페 거리로 불리는 신사동 도산공원 앞. 2층 양옥을 헐고 신축한 6층짜리 내잔빌딩이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층에는 갤러리, 지하에는 이탈리아식당 ‘프로방스 레스토랑’, 1층에는 전위적 분위기의 카페 ‘솔트’가 있다.

문화공간의 복합화와 증가현상은 점차 늘어나는 문화욕구를 반영하는 실증적 현상이다. 예술의 전당을 설계한 건축가 김석철(金錫澈·55)씨는 “복합문화공간이 부유층의 허영으로 비칠 수 있지만 정부가 제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그나마 고무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김경달기자〉dal@donga.com

▼가나아트센터〓02―720―1020

▼아트선재센터〓02―733―8945

▼오퍼스〓02―511―5445∼6

▼내잔갤러리〓02―518―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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