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그렇구나]맥주거품은 「맛 보호막」…두께2㎝ 적당

  • 입력 1998년 9월 10일 18시 56분


맥주를 따를 때 거품이 전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기술인 양 자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맥주의 거품은 맥주 표면이 직접 공기와 접촉되는 것을 막아 산화를 억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맛의 변화를 막는 일종의 ‘보호막’인 셈.

따라서 맥주를 따를 때는 거품이 2㎝ 정도는 되도록 하는 것이 맥주 맛을 가장 좋게 한다.

맥주를 따를 때 거품이 생기는 것은 맥주 속에 포함된 탄산가스 때문. 포화상태의 탄산가스가 맥주잔에 부딪치면서 거품이 생긴다.

똑같은 탄산가스라도 콜라의 거품은 금방 사라지지만 맥주 거품은 좀더 오래 지속되는 성질을 갖고 있다.

이는 맥주 속의 고분자단백질과 호프(hop)성분에 의한 것. 맥주잔의 세척상태가 나쁘거나 지방성분이 묻으면 거품이 쉽게 없어진다. 육류안주와 함께 맥주를 마시면서 잔을 돌리면 거품이 쉽게 없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거품은 모양이 작고 크림처럼 부드러운 것이 보기도 좋고 맛에도 좋다.

거품은 맥주맛을 좋게 하는데 필요한 존재지만 지나치게 많으면 역효과를 낸다. 적당한 탄산가스가 맥주에 포함되어 있어야 하는데 탄산이 거품으로 많이 빠져나가면 맥주맛이 밋밋하고 싱거워지기 때문.

맥주 거품을 얘기할 때는 심리적인 요소도 빼놓을 수 없다. 김빠진 맥주는 보리차처럼 보이니까.

〈김홍중기자〉kima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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