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 기생충 감염, 국내 첫 환자 발견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29분


사람이 조류(鳥類)의 기생충에 감염돼 호흡기병에 걸린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 발견됐다. 지금까지 사람이 개나 고양이 또는 파충류의 기생충에 감염된 적은 있었으나 조류의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는 학계에 보고된 바 없었다.

을지대의대 서울 노원을지병원 호흡기내과 이상무(李尙茂)교수팀은 “폐렴 증세로 병원을 찾은 P씨(61)에게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한 결과 조류에 기생충증을 일으키는 ‘마모모노가무스 라린지우스’라는 희귀 기생충을 발견해 충체를 끄집어낸 뒤 알벤다졸을 복용시켜 완치했다”고 국제호흡기학술지 ‘토락스(Thorax)’ 8월호에 발표했다.

P씨는 병원을 찾을 당시 기침이 나며 가래가 끓고 열이 나는 등 폐렴증세를 보였으나 일반 항생제로는 치료되지 않았다는 것. 객담을 현미경으로 검사하자 변형된 세포가 발견돼 다시 기관지내시경 검사를 실시해 기관지벽에 기생하는 5, 6마리의 기생충을 찾아냈다. 이교수는 “환자가 중국 옌지(延吉)에서 거북의 생피를 마신 적이 있다고 말했다”면서 “조류의 기생충이 거북을 거쳐 인체에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윤정국기자〉jk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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