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양기대/국회상설小委 「감투싸움」

  • 입력 1998년 8월 25일 19시 44분


여야가 밥그릇 싸움에 정신이 팔려 위법도 불사하고 있다.

문제는 여야가 22일 제195회 임시국회 폐회 직전 본회의에서 국회상임위원회 상설 소위원회설치 등에 관한 규칙안 개정안을 통과시킨 데서 비롯됐다.

이날 본회의 직전 소집된 법사위에서 국민회의 조순형(趙舜衡)의원은 이 규칙안 개정안이 국회법에 어긋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상임위에 3개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소위를 둘 수있다는 국회법을 무시한 채 반드시 3개를 두도록 규정돼 있는 것을 문제삼은 것이다.

애가 탄 여당 총무단은 “이 규칙안 개정안이 국회법에 맞지 않으면 나중에 국회법을 고치면 되지 않느냐”며 “이번 국회에서 한 일이 없는데 이것이라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원안통과를 재촉했다.

결국 법체계에 어긋난 이 규칙안 개정안은 본회의로 넘겨져 통과됐다.

여야가 상설 소위원회 설치를 서두른 것은 공식적으로는 상임위 상설화의 의미를 살리자는 취지에서였다. 임기 2년이 보장되는 등 상임위원장에 버금가는 권한을 가진 소위위원장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그래서 여야는 협상과정에서 소위위원장을 최대로 늘리기 위해 15개 상임위에 각각 3개씩의 소위를 두기로 합의했다.

또 국회법에 소위원회 설치 여부는 상임위 결정에 따르도록 돼 있으나 여야는 운영위에서 일방적으로 소위 명칭을 정해버렸다.

그러나 여야는 45개의 소위 위원장 배분문제로 여태껏 티격태격하고 있다. 국민회의 15, 자민련 10, 한나라당 20개의 배분안에 자민련이 승복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염불보다는 잿밥에 눈이 어두운 정치권의 현주소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양기대<정치부>k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