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기아노조 『인수도 좋으니 정리해고만…』

  • 입력 1998년 8월 23일 20시 06분


기아사태 이후 삼성을 극렬히 비난해온 기아와 아시아자동차의 일부 노조원들이 최근들어 기아 인수업체로 삼성을 지지하고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부 기아자동차 노조원들은 얼마전부터 사석은 물론 공개석상에서도 “고용승계를 위해서는 삼성이 기아를 인수하는게 가장 바람직하다”는 주장을 펴고있다. 작년 7월 기아사태 직후 “삼성이 기아를 인수할 경우 도장(塗裝)공장에 불을 지르겠다”며 삼성에 대해 적개감을 표시하던 때와는 완전히 달라진 변화.

기아자동차 노조의 한 간부는 이와 관련, “현대가 정리해고를 강행하면서 현대를 선호하는 조합원을 찾아보기 힘들고 고용승계를 우회적으로 약속한 삼성을 선호하는 조합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아시아자동차는 기아에 비해 더 공개적으로 삼성을 지지하는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21일 오후 광주은행 본점 강당에서 열린 ‘아시아자동차와 광주경제’세미나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삼성을 지지했다.

아시아자동차 조홍영(趙洪榮)노조위원장은 “현대는 아시아와 라인이 중복돼있으며 무리한 외자유치(포드인수)는 국가경제발전에 악역향을 줄수 있다”며 은근히 삼성을 지지했다. 또 아시아 협력업체인 신도기업 박승호사장과 국민회의 광주시지부 황일봉(黃一奉)사무국장은 “삼성차를 살리자는 부산지역 시민운동에 주목하자”는 등 삼성을 두둔하는 발언으로 일관했다.

자동차업계에선 이같은 변화에 대해 “삼성이 최근들어 고용승계와 노조활동보장을 약속한 것이 변화를 유인해낸 결정적 요인”이라고 풀이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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