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왕자웨이 中영화감독『동성애는 주제아닌 상황』

  • 입력 1998년 8월 21일 19시 23분


“1년동안의 우여곡절 끝에 영화가 상영될 수 있게 되어 감격스럽습니다. 예술적 표현의 지평이 넓어지고 사회 분위기가 진보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주말 ‘부에노스 아이레스’개봉에 맞춰 방한한 홍콩의 왕자웨이(王家衛)감독. “상영불가 판정을 내린 아시아의 3개국(한국 중국 싱가포르)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먼저 규제가 풀렸다”며 “다른 나라에도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유럽에서 동양영화 사상 최고의 관객을 동원한 화제작.

국내에서는 동성애를 소재로 했다는 이유로 수입불가 판정을 받았지만 그동안 공연윤리위원회가 공연진흥협의회로 바뀌고 동성애 표현이 덜 노골적인 아시아 버젼이 새로 들어오면서 상영의 길이 열리게 됐다.

왕감독은 “동성애에 너무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에서 동성애는 주제가 아니라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황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일 밤 리츠칼튼호텔에서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주연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와 함께 영화 소품 경매를 벌여 모은 5백만원을 수재의연금으로 내놓기도 했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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