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관씨의 어록]『시대에 맞는 한국도자기 色찾아야』

  • 입력 1998년 8월 17일 20시 09분


“지금 한국을 상징하는 도자기의 색은 어디 있는가.”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을 소홀히 하고 있는 우리에게 뼈아픈 고언을 던지는 14대 심수관(沈壽官)씨. 그는 고국의 관심과 애정에 감사를 표하면서 한국 도자의 발전을 위해 애정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았다. 그 말들을 모아 본다.

▼4백여년 전 일본이 도자기를 직접 만들 수 없을 때도 일본 지식인들은 조선 중국을 오가며 도자기를 보고 도자기를 생각했다. 지식인들의 관심과 애정이 일본도자기발전의힘이되었다.

한국의 도자기는 시대마다 그에 맞는 색을 탄생시켰다. 고려시대엔 불교를 배경으로 청자색을 만들었고 조선시대엔 유교를 배경으로 백자색을 만들었다. 그러나 이 시대 한국 도자기의 색은 어디 있는가. 민주주의의 시대, 한국의 색은 무엇인가. 없다. 이는 한국 지식인들의 잘못이다. 도공 탓으로만 돌려선 안된다.(8월16일 폐막만찬에서)

▼한국엔 몇대를 이어가는 도예 가문이 드물다. 나의 가문인 청송 심씨 종친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그 때 한 집안 어른이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집안은 양반 가문인데 너는 일본에서 기껏 도자기를 굽느냐. 한두해도 아니고 4백년 동안이나.” 어쩔 줄 몰랐다. 한 직업을 14대나 이어왔다면 서양에서는 작위를 받을 만한 일인데….(7월7일 한 대담에서)

〈정리〓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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