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레이더]BP-아모코 합병 주도 존 브라운

  • 입력 1998년 8월 12일 19시 37분


영국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과 미국 아모코의 합병으로 생기는 세계 3위의 석유업체 BP아모코사의 초대 회장이 될 존 브라운 BP회장(50).

4백80억달러(약 62조4천억원)에 아모코를 인수하는 세계 제조업체 합병사상 최대규모의 합병을 주도한 브라운회장은 석유업계에서는 괴짜로 통하는 인물. 아버지의 뒤를 이어 BP에서만 32년간 ‘석유인생’을 살았으나 대석유업체 회장이라고 믿기 어려울만큼 엉뚱한 언행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원유의 탄소배출물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에너지 과다사용으로 지구 온난화가 촉진된다고 역설하는 등 석유업계에 불리한 발언을 해 업계 관계자들을 당혹케 한다. 석유업체 경영자로서는 유일하게 세계적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의 행사장에도 얼굴을 내민다.브라운은 66년 대졸 인턴사원으로 BP에 입사한뒤 84년에 그룹전체 재무담당 겸 국제금융 전문 계열사 대표가 됐다. 그는 새로운 재무관리 리스크 회피기법을 도입해 명성을 떨쳤고 95년 7월 회장의 자리에 올랐다.

작년에 BP를 미국 포천지가 선정한 최우량기업 반열에 올려 놓았으며 자신은 석유산업 경영자들이 뽑은 ‘올해의 최고 석유 경영인’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브라운의 뛰어난 경영수완 덕분에 BP주주들은 지난 5년간 동종업체인 셸사의 주주들보다 40%나 많은 이익을 봤다. 일본 엔화가치 급락에 따라 전세계 주가가 일제히 떨어진 11일에도 BP주가는 10% 이상 급등해 주주들을 기쁘게 했다.영국 언론이 ‘워크홀릭(일중독자)’이라고 부르는 브라운회장은 아직 미혼. 오페라와 5백년 이상 된 유물수집이 취미다.

〈윤희상기자〉hees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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