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펙트럼]자갈로 前브라질감독 『호마리우 너마저도…』

  • 입력 1998년 8월 9일 20시 50분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98프랑스월드컵에서 준우승에 머문 뒤 ‘고개숙인 남자’가 됐던 브라질축구대표팀의 자갈로감독(66). 월드컵 사상 최초의 5회 우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세계축구계의 존경받는 노지도자인 그가 몹시 성이 났다.

이유는 호마리우(32)가 술집 화장실에 자신을 우스꽝스럽게 풍자하는 만화를 그려놨기 때문. 문제의 그림은 자갈로가 변기에 앉아 있고 그 옆에 브라질대표팀의 기술고문인 지코가 화장지를 들고 서 있는 모습.

웃고 지나갈 수도 있는 내용이지만 프랑스월드컵에서 우승하지 못해 브라질 국민의 따가운 눈총 속에 잔뜩 자존심이 상해 있던 자갈로 감독은 이 그림이 자신과 기술고문 지코의 무능력을 꼬집었다며 발끈하고 있는 것.

그는 “호마리우가 프랑스월드컵 직전 다쳐 최종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이 운영하는 술집 화장실 벽에 나를 그려놓았다”며 “법적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호마리우를 출전시키지 않은 것은 당시 감독으로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호마리우는 “자갈로 감독에 대한 친근감을 표현하기 위해 그렸을 뿐 악의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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