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외국기업 「나홀로 마케팅」,국내업체 비상

  • 입력 1998년 8월 4일 19시 35분


“마크로가 크레이지 세일(Crazy Sale)을 한다.”

요즘 유통업계엔 이같은 소문이 파다하다. 마크로를 인수한 월마트측이 이달말경 재고상품을 9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

국내업체들은 온갖 루트를 동원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려 애썼지만 끝내 ‘확인 불가’. 월마트측에 직접 확인할 ‘통로’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으니까 당장 대응전략을 짤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외국의 유수기업이 잇따라 국내에 진출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업체들이 이들과 정보를 교류할 ‘대화 창구’를 마련치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국내업체들간에는 경쟁업체도 기본적인 정보는 주고 받고 있지만 외국기업은 철저히 정보를 차단해 ‘나홀로’ 행보를 하고 있기 때문. 이에 따라 세일시기 판매 가격 등을 서로 협의해 조율해오던 유통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식품업계도 마찬가지. 신제품출시 가격인상 등 정보를 서로 주고받는 ‘정보시장’이 정기적으로 열리지만 외국업체는 이에 일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마케팅 전략 수립의 가장 기본적인 데이터가 되는 시장점유율조차 파악할 수 없다”며 “백전 백승이 아니라 백전 50승만 하려고 해도 우선 지피(知彼)가 안되니까 힘들다”고 푸념.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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