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상업-한일銀 합병 31일선언…어젯밤 전격합의

  • 입력 1998년 7월 31일 07시 07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30일밤 합병안에 전격 합의, 대형시중은행간 합병이 첫 결실을 맺었다.

배찬병(裴贊柄)상업은행장과 이관우(李寬雨)한일은행장은 이날 밤늦게까지 논의를 거듭한 끝에 합병비율을 상업 50 대 한일 50으로 하는 등 주요 합병조건에 합의, 31일 금융감독위원회에 합병안을 제출키로 했다.

두 은행은 합병후 상호명은 ‘상업한일은행’으로, 등기도 상업은행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두 은행장은 31일 금감위 보고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식발표할 예정이다.

하나은행과 보람은행도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합병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여 앞으로 은행간 합병이 잇따를 전망이다.

▼상업―한일은행〓관심의 대상인 합병비율은 자산부채 실사를 끝낸 뒤 구체적으로 확정할 예정이지만 일단 상업 50 대 한일 50의 비율로 합의했다.

하지만 대등합병 방식을 택할 경우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이 정하고 있는 각종 조세감면혜택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등기부등본은 흡수합병의 형식을 취해 상업은행 것을 존속시키기로 했으며 상호명도 상업한일은행으로 정했다.

두 은행은 합병을 계기로 정부에 8조원 정도를 지원해 부실채권을 매입해달라고 요청키로 했다.

정부는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30% 이상의 대량해고, 대규모 점포폐쇄, 주식합병 및 소각(감자) 등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두 은행이 △정부 지원없는 외자유치가 불투명한데다 △금융당국이 경영진 교체를 앞세워 합병을 강력하게 종용하고 있어 ‘외자유치 우선’에서 합병추진 쪽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하나―보람은행〓두 은행은 일찍이 합병협상을 시작해놓고도 직원축소비율에 합의하지 못해 아직 합병사실을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상업과 한일이 노조의 양해아래 합병에 합의하는 등 주변여건이 변함에 따라 합병협상을 조속히 마무리짓는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합병비율을 정하기 위한 실사는 합병선언이후로 미루고 8월초 합병사실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흥,외환은행〓이들 은행의 경우 ‘다른은행과 합병을 모색한다’는 원칙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합병계획이 없는 상태.

금융계 일각에서 ‘조흥―외환은행’간 합병설이 나돌고 있는데 대해 홍세표(洪世杓)외환은행장과 위성복(魏聖復)조흥은행 행장대행은 “조흥과 외환은 합병을 검토한 사실이 전혀 없다”며 이를 일축했다.

〈이강운·천광암기자〉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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