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건강]「응급처치」잘하면 「낭패」안본다

  • 입력 1998년 7월 21일 19시 21분


장마가 서서히 걷히는 이번 주말부터 본격적인 바캉스가 시작될 전망. 온갖 시름을 훌훌 던져 버리고 산이나 바다로 달려가 휴식을 취할 때. 그러나 피서지에는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휴가를 안전하게 보내는 ‘바캉스 건강법’.

[햇볕화상]

햇볕이 강한 여름날 무심코 맨살을 드러내놓고 다니다간 화상을 입기 십상.특히 여성은 적당히 그을린 피부가 건강미 넘쳐 보인다고 자외선이 강한 바닷가에서 무리하게 선탠해 화상을 입는 경우가 많다.

▼예방〓일광욕은 가능한한 오전11시 이전이나 오후3시 이후에 하고 반드시 자외선차단 크림을 바른다.보통 외출시에는 자외선차단지수(SPF) 15 정도의 제품이 무난. 바닷가 등 피서지에서는 20∼30이 적당. 햇빛 노출 1시간 전에 바르고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영하고 난 뒤 다시 바른다. 뙤약볕에서는 긴팔 옷에 챙이 넓은 모자를 쓴다. 눈의 각막도 자외선에 의해 화상을 입을 수 있으므로 선글라스를 끼는 것이 좋다.

▼증상과 치료〓자외선을 지나치게 쬐고 8시간 정도 지나면 피부가 가렵고 따끔거리기 시작, 1∼2일 지나면 벌겋게 되고 통증이 온다. 이 때 찬물 찜질을 하거나 찬 우유와 물을 섞어 바르면 좋다. 물집은 터지지 않도록 하고 터지면 잘 소독한다.

[일사병]

흔히 일사병이라고 불리는 열탈진 열실신 열경련 등 열증후군은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무리하게 일이나 운동을 할 경우 땀을 많이 흘려 몸 안에 수분과 염분이 모자라 생기는 병. 두통 메슥거림 구토 식욕부진이 나타나며 심하면 근육경련 등으로 의식을 잃기도 한다. 특히 체온조절기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는 주의.

▼응급처치〓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을 경우 환자를 시원한 곳에 눕히고 상자나 담요를 이용해 다리를 높여 준다. 피가 뇌로 잘 전달돼 의식회복에 도움이 된다. 의식이 돌아오면 소금을 약간 탄 물(물 1ℓ에 1찻숟갈 정도)을 먹인다. 그래도 의식이 돌아오지 않고 열이 계속 올라가면 체온조절중추가 마비된 ‘열사병’. 사망할 수도 있는 위급상황이므로 찬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을 덮어 주고 얼음찜질을 계속해 체온을 낮춰 주면서 빨리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예방〓충분한 영양과 수분섭취가 중요.땀을 많이 흘렸을 때는 맹물보다는 주스나 이온음료를 마신다. 오전11∼오후3시에는 가급적 햇볕에 나가는 것을 피한다.

[뱀-곤충에 물렸을때]

▼뱀에 물렸을 때〓대부분 10분 이내에 물린 자리가 심하게 아프면서 부풀어 오른다. 물린 부분을 깨끗이 씻어낸 다음 독이 심장으로 가 온 몸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상처 윗부분을 묶는다.

상처를 심장보다 낮게 고정시켜 빨리 병원 응급실로 간다. 입으로 물린 부위를 빨아낸다든가 지혈대를 사용한다고 시간을 지체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

▼곤충에 물렸을 때〓벌은 사람이 해치거나 가까이 가지 않는 한 먼저 사람을 공격하지 않는다. 쏘였을 때는 손톱이나 집게로 벌침을 뽑고 얼음물에 적신 물수건으로 냉찜질을 하거나 우유를 발라주면 통증이 가시고 부기가 줄어 든다. 쏘인 부위는 절대 문지르지 않는다.

밝은 색의 옷이나 헤어스프레이 향수 등은 벌 등 곤충을 유인할 수 있으므로 피한다. 먹다 남은 음식물은 덮어 둔다.

[물놀이 사고]

익사(溺死)사고의 상당수가 음주 후 수영 때문. 술 마신 후에는 절대 물에 들어가지 않는다.

익사의 대부분은 폐에 물이 차서 사망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지 경련으로 숨을 쉬지 못해 사망하므로 인공호흡을 얼마나 빨리 시행하느냐가 중요.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해냈을 때는 물을 토하게 하는 것보다 인공호흡을 먼저 시작해야 한다.

▼간단한 인공호흡법〓한 손으로 환자의 목을 들어 머리를 뒤로 젖힌 다음 기도(氣道)를 확보. 다른 손으로 환자의 양 쪽 코를 막고 자신의 입을 환자의 입에 밀착. 숨을 빠르고 강하게 세 번 불어넣은 다음 한 번 부드럽게 불어넣는 것을 반복한다.

[배탈 설사]

식중독에 걸리면 구토 설사 복통을 일으킨다. 구토나 설사로 인한 탈수를 막기 위해서는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 설사가 심하지 않다면 식사를 거르지 말고 소화가 잘되는 죽이나 담백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음식을 소량 먹는다. 설사가 심하면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충분히 공급.끓인 보리차물 1ℓ에 설탕 2숟갈, 소금 ½ 차숟갈을 넣어 마시면 전해질을 보충. 시중에 파는 이온음료도 괜찮다. 설사와 함께 배가 아프다면 수건 등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 좋다.

[물중독-출혈]

▼물중독〓수분 보충이 탈수의 처치법이 되지만 덥다고 단시간에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해롭다. 특히 염분이 없는 맹물을 많이 마시면 머리가 아프고 혼미해지는 ‘물중독’을 유발. 더워도 갑자기 많은 물을 마시지 않는다. 이온음료 등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를 적정량 마신다.

▼출혈〓상처가 깊지 않고 검붉은 색의 피가 나오면 정맥이 터진 것이므로 출혈부위를 압박하면 쉽게 멎는다. 그러나 깊은 부위에서 선홍색의 피가 박동치듯이 나오면 동맥손상을 의미하므로 상처부위에 깨끗한 수건이나 헝겊을 대고 눌러 지혈을 시도하면서 그 위를 단단히 묶는다. 그래도 피가 계속 나오면 그 위에 한번 더 세게 묶는다.

(도움말〓성균관대의대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박용우교수 02―739―3211, 한림대의대 강남성심병원 응급의학과 왕순주교수 02―829―5275)

<윤정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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