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장미빛 미래」해외취업,삐끗하면 「잿빛」

입력 1998-07-20 19:10수정 2009-09-25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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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량실업 사태로 해외취업 붐이 일면서 해외 인력소개업체들이 전성기를 맞았다. 실제로 수년째 호황을 구가하는 미국 경제가 컴퓨터 2000년 표기문제(y2K)를 해결하기 위해 30만명 이상의 소프트웨어 분야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어 미 취업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인력소개업체마다 제공하는 해외취업 정보가 제각각인 데다 고액연봉을 미끼로 커미션을 챙기는 취업브로커들까지 활개를 치고 있어 피해가 우려된다.

PNF리크루트(02―585―8636) PCII코리아(02―591―9130) HT컨설팅(02―780―3051)등 유력 인력소개업체 관계자들의 설명을 토대로 ‘오리무중’인 해외취업의 실상을 헤쳐보자.

▼미국이 최대 구인시장〓최근 해외취업은 대부분 기술전문직에 국한된다. 동남아 대만 등지에 전자 컴퓨터 금속분야 엔지니어들이 간혹 진출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인력이 절실한 시장은 y2K해결에 매달려있는 미국. 공식 통계로만 34만 인력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미국내에선 유해파에 노출된 채 장시간 키보드를 두드리는 컴퓨터프로그래밍은 ‘3D’업종으로 분류된다. 그동안 인도출신 엔지니어들의 취업비중이 높았으나 아시아 통화위기 이후엔 한국등 저렴한 동아시아권 인력에 관심이 높아졌다.

다만 최근 영어권 프로그래머들이 대거 미국으로 몰려드는 바람에 연초의 ‘반짝 인기’는 다소 시들었다는 평.

▼최대 1천명 정도 취업할 듯〓미 취업의 첫 관문은 미정부의 해외인력 채용 ‘쿼타(인원수 제한)’.

미국의 올해 해외 기술인력 취업비자 쿼타는 6만5천여명이지만 이미 두달전 소진됐다. 해외인력을 뽑으려는 미업체들은 이 비자쿼타에 의거, 이민국에 채용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쿼터가 소진되면 취업비자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PCII코리아의 장지환대표는 “올해 쿼터를 3만명 늘리는 법안이 최근 상원을 통과한 뒤 하원에서 ‘자국 노동자의 고용안정을 해칠 ’가능성 때문에 시간을 끌고 있다”고 설명한다.

PNF리크루트의 송호진(宋鎬珍)대표는 “미 회계연도가 시작하는 10월초엔 어차피 새로운 쿼타를 적용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

그러나 쿼타가 늘어나도 실제 취업가능 인력은 1천명을 넘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영어를 능숙히 구사하고 그들의 구미에 들어맞는 기술을 가진 한국인력들은 굳이 해외에서 일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

▼활개치는 취업브로커〓미 취업시 영어는 기본. 연봉 3만5천∼6만달러를 받는 단순 기술직의 경우 영어로 간단히 보고할 정도면 무방하지만 고객과 상담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매니저급은 상당한 실력이 요구된다. 보수는 최하 6만달러선.

최근엔 현지에 가공회사를 만들고 ‘영어를 못해도 괜찮다’는 등 상식밖의 구인정보와 고액연봉을 미끼로 브로커들이 등장했다. 송대표는 “1억원 이상 연봉계약을 맺고 1,2개월 월급을 지불하면서 수천만원의 커미션을 챙긴 뒤 고의로 부도를 내는 지능형 브로커들도 나타났다”고 말했다.

영어에 능숙하고 해외 취업정보에 밝으면 직접 외국업체와 접촉해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렇지 못한 구직자가 혼자서 인터넷등을 통해 구인―구직시장에 나서면 불공정계약을 맺기 십상이다. 일단 불공정계약을 맺은 구직자는 거의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인력소개업체의 도움을 받으면 이런 위험을 피할 수 있다. ‘레수메(이력서)’를 소개업체에 제출하면 데이터베이스에 수록된다. 소개료는 대개 구인업체가 지불하기 때문에 부담이 거의 없다.

▼국외 인력소개업 허가 금주 재개〓11년동안 중단됐던 ‘국외’직업소개업 허가가 금주중 재개된다. 최근 2,3개월동안 노동부는 2억원의 구직자 피해보상금(혹은 3년 보증보험료 6백만원)의 예치의사를 밝힌 인력소개업체들을 대상으로 대표자 컨설턴트들의 신원조회를 벌여왔다.

그동안 정부가 국외소개업 허가를 내주지 않음에 따라 헤드헌팅 업체들의 소개료(구인업체가 지불) 역시 들쭉날쭉했던 것이 사실.

송대표는 “허가를 받으면 소개료 규정 등이 명료해져 보다 투명한 해외취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래정기자〉eco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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