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성주/軍부대 A형간염 발병『숨긴다고…』

입력 1998-07-12 20:19수정 2009-09-25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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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내 군부대의 A형간염 집단발병 사실을 지난달말 언론에 공개했던 경희대의대 이정일(李廷一)교수와 한양대의대 이동후(李東厚)교수. 경희대 이교수는 요즘 입을 다물었고 한양대 이교수는 기자가 전화하면 늘 ‘부재중’.

두 교수는 80년대 이후 거의 발견되지 않던 A형간염 환자가 서울과 수도권에서 올 상반기에 20∼40명 발생한 것은 한강 상류에 있는 군부대 내 수백명의 집단발병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육군본부 공보관은 2일 “A형간염에 걸린 장병은 43명이고 서울 등의 환자급증과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환자 수는 며칠새 2.5배 늘어났다. 육군본부 보건과는 9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2∼4월 환자 수는 1백7명”이라고 ‘정정’했다.

한 장교는 이날 일간지에 ‘장병 입장에서 서운하다’는 내용의 투고를 하기도 했다.

경희대 이교수는 ‘사건’ 보도 직후 국방부 육본 등으로부터 누구에게서 기밀을 알아냈는지 묻는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교수는 “‘2백여명의 간염 의심 환자가 있다’는 전화와 함께 42개의 혈액 샘플을 받아 분석했더니 37개가 A형간염이었다”면서 “이어 한강 하류 부대에서도 집단발병했다”고 밝혔었다.

그는 이를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려다 ‘제자를 보호하기 위해’ 포기했다. 한양대 이교수도 같은 이유로 기자들을 피하고 있다는 것.

군은 이번에 ‘덤터기 썼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특정 질병이 특정지역에서 발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방역을 강화하면 된다. 문제는 ‘발병’에 있는 게 아니라 ‘뒷조사’와 ‘숨기려는 태도’에 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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