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韓감사원장서리,「보신 관료」에 경고 메시지

  • 입력 1998년 6월 24일 19시 55분


▼“국가조직, 즉 공직상층부가 대통령의 뜻을 즉시 소화해내고 제대로 움직이느냐는 점에 대해서는 즉답하기 어렵다.”▼

한승헌(韓勝憲)감사원장서리는 23일 저녁 중앙대 산업경영대학원 초청특강에서 최근의 공직기강실태에 관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변했다. 그는 또 “대통령 혼자 모든 것을 챙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어느 조직이든 팀이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25일부터 한달간 1백30명의 감사요원을 투입, 대대적인 공직기강 특별감사에 들어간다.

감사원측은 “공직사회 전반에 복지부동과 무사안일 풍토가 사라지지 않고 특히 일각에서는 정책추진에 앞장서기보다 냉소적 자세를 보이는 등 정부개혁에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지속적인 개혁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기득권 보호에 급급한 관료들의 ‘보신주의’ 타성을 뿌리뽑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한원장서리는 관료 개인의 비리척결도 중요하지만 공직사회 전반의 분위기 쇄신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 감사원이 ‘합법성감사’보다는 ‘예방감사’ ‘시스템감사’에 치중해온 것도 한원장서리의 이런 철학이 반영된 것이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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