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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6월 22일 19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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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26일부터 7월1일까지 내각을 4개 그룹으로 나눠 국정과제 추진상황을 직접 점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청와대는 여기에 ‘중간평가’라는 의미를 부여해 장관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총체적 개혁’을 위한 내각의 결의를 다지는 것일 수도 있고 조금씩 이완되는 공직기강을 잡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 이미 예고한 각종 개혁작업의 진척상황을 보다 면밀하게 챙겨보기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왜 ‘중간평가’이며 왜 이 시점에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선뜻 납득이 되지 않는다. 헌법상 내각은 국정에 관해 대통령을 상시 보좌하도록 돼있다. 대통령은 내각에 대해 상시적으로 평가해야 할 책임이 있다.
김대통령은 이미 여러 차례 내각을 공개적으로 평가했다. 지난달 13일 국무회의에서 “총리께서 열심히 하시는데 장관들은 조금 부족한 것같다”고 내각을 질타했고 16일 국무회의에서는 장관들의 문제점을 일일이 지적하며 분발을 촉구했다.
따라서 ‘중간평가’란 말은 다소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꼭 중간평가를 하지 않고도 대통령은 언제든지 내각을 평가할 수 있고 또 그렇게 해왔기 때문이다.
나아가 중간평가를 한다면서 개각과 연결시키지는 말라는 청와대의 설명에 이르면 쓸데없이 번거롭기만 한 전시행정이 아니냐는 생각도 든다. 잘잘못이 드러나도 그에 상응한 상벌이 뒤따르지 않는 평가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임채청<정치부>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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