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청상과부-짐꾼의 우여곡절 사랑 「목인의 신부」

  • 입력 1998년 6월 18일 06시 57분


‘신부(新婦)의 얼굴을 처음 본 사람은 불로장생한다더라.’

풍습에 따라 붉은 천으로 얼굴을 가린 신부를 두고 시시덕거리던 짐꾼들. 호기심 많은 우쾌가 주변을 빙빙 돌자 천을 확 벗어제끼고 쏘아보는 신부의 도발적 눈매는 둘사이에 심상치 않은 인연이 시작될 것임을 암시한다.

신부가 우여곡절끝에 먼 길을 돌아 시댁에 도착하지만 신랑은 화약폭발사고로 이미 숨진 뒤다.

그러나 시어머니는 신부를 신랑 모양처럼 깎은 나무인형과 결혼시키고…그 뒤로는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가 전개된다.

불합리한 풍습에 저항하는 신부와 우쾌의 아슬아슬한 사랑, 결국 발각돼 쫓겨나는 우쾌와 가문의 명예를 더럽힌 죄로 발목이 잘리는 신부, 이어지는 우쾌의 복수.

‘목인의 신부’는 중국 본토에서 만들어진 작품 가운데 대만 영화사가 전액 출자한 최초의 영화다.

결혼식과 장례 의식 등 공들인 화면과 장대한 스케일은 돋보이지만 구성은 빈약한 편. 우쾌가 마적단 두목이 되어 신부를 데려가는 마지막 부분은 봉건적 구습에 저항한다는 본래의 뜻과 달리 심한 비약때문에 우습기까지 하다.

황 지엔 신 감독. 20일 개봉.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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