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교육22]서울 화계초등교/『외동끼리 의형제-자매』

  • 입력 1998년 6월 15일 07시 09분


요즘 아이들은 이기적이고 연약하기 십상이다. 외아들, 외동딸이 많아 부모가 과잉보호를 하기 때문.

게다가 도시주거의 속성상 이웃 아이들과 어울릴 기회도 줄어들었다. 이같은 환경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자칫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만 아는 외톨이가 될 수도 있다.

이 학교가 벌이고 있는 ‘사랑의 고리 운동’은 형제간의 우애를 느낄 기회가 없는 아이들끼리 인연을 맺어주자는 교사들의 아이디어가 발단이 됐다. 교사들은 먼저 한자녀를 둔 가정에 통신문을 보내 취지를 설명한 뒤 결연희망원을 제출하도록 권유했다.

4월 마지막 일요일에는 학교에서 희망학생 가족들을 모두 초청해 도봉산으로 함께 가족야유회를 떠났다. 결연대상을 아이들과 부모들이 직접 결정하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결연을 맺어줄 경우 아이들이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등 부작용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야유회에서 아이들과 가족들은 함께 게임도 하고 어울려 점심을 먹으며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었다. 이렇게 형제 자매의 결연을 맺은 학생은 모두 42명.

결연을 맺은 아이들은 학교생활을 하면서 서로 보살피며 형제애를 나누고 있다. 저학년 의동생을 집에 바래다 주고 장난감이나 학용품을 물려주는 언니들도 있다. 며칠씩 번갈아가며 상대방의 집에서 함께 생활하는 경우도 생겼다. 매월 마지막 수요일에는 결연을 맺은 학생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여 서로간의 우애를 과시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러다보니 부모들끼리도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 휴일에 가족들이 서로 만나 등산을 가거나 집으로 초청해 식사를 함께 하는 일도 많아졌다. 학교측에서는 이들을 위해 방학기간동안 가족캠프를 열어줄 계획을 갖고 있다.

사랑의 고리 운동이 효과를 거두자 학교측은 2학기부터 이를 전체 학생들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병균(金丙均)교감은 “한달에 한번씩 학년간에 같은 반 같은 번호를 가진 학생들끼리 편지를 교환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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