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홍찬식/월드컵과 16강 상술

  • 입력 1998년 6월 5일 19시 41분


관중 입장에서 스포츠경기 결과에 돈을 걸고 관전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와는 큰 차이가 난다. 일단 돈을 걸게 되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더욱 열광하게 되고 승리의 기쁨도 훨씬 크다. 중요한 스포츠게임에 내기를 하는 것은 적지 않은 나라에서 일반화되어 있다. 개인적인 내기도 성행하고 도박회사가 내기를 주관해 경기결과를 적중시킨 사람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기도 한다.

▼스포츠도박은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함께 지닌다. 스포츠에 관심과 흥미를 고조시키는 측면이 있지만 종종 스포츠의 순수성을 훼손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스포츠 승부조작 사건은 거의 대부분 도박이 관련되어 있게 마련이다. 우리의 경우 스포츠는 아직 내기와 거리가 멀다. 출신지역 팀이나 소속직장 팀, 아니면 마음에 드는 팀을 응원하는 아마추어리즘이 살아 있다.

▼10일의 프랑스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세계는 축구열기로 후끈 달아올라 있다. 벌써부터 출전국가별로 16강 진출과 우승 확률이 나와 있을 정도로 스포츠도박도 열기를 높이는데 한몫 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월드컵을 판촉에 활용하는 전략이 한창이다. 지금 물건을 구입하면 한국팀이 16강에 진출할 경우 보너스로 상당 액수의 물건을 더 주는 방식이다. 내기를 도입한 스포츠마케팅이다.

▼외국 도박회사들이 내놓은 한국팀의 ‘16강’ 확률은 아쉽게도 10% 미만이다. 소비자로서는 두번 실망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이런 판매전략이 꼭 얄팍한 상혼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최초의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가 큰 탓일까. 마침내 우리 태극전사들이 어제 프랑스 현지로 떠났다. 스포츠의 묘미는 싸워봐야 결과를 안다는 점이다. 대표팀의 후회없는 일전을 당부한다.

홍찬식<논설위원〉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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