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이승헌/해고불가 「空約」

입력 1998-05-25 06:36수정 2009-09-2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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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19일 8천여명을 6월중 정리해고하겠다고 현대자동차노조에 통보한 고용조정안에 대해 노조측이 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정리해고문제가 울산지역 선거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이후 각 선거캠프는 유권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20여만 근로자의 표심(票心)을 잡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해졌다.

특히 시장후보들은 TV토론회와 공약발표회 등을 통해 자신만이 정리해고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장담하고 나섰다. 요약하면 네명의 후보 모두 ‘정리해고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 논지다.

한나라당 심완구(沈完求)후보는 22일 공약발표회에서 정리해고를 당장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재취업조치가 확실할 때만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자민련 차화준(車和俊)후보도 정리해고문제는 국가차원에서 다시 검토돼야 한다고 했다.

국민신당 강정호(姜正昊)후보는 정리해고 재조정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폈으며 무소속 송철호(宋哲鎬)후보는 특별위원회를 개설, 정리해고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보들의 이같은 견해에 대한 울산지역 노동계의 반응은 오히려 냉담하다. 현실과 동떨어진 대안(代案)만을 늘어놓는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한 관계자는 “근로자를 의식한 시장후보들의 정리해고불가론은 거꾸로 근로자의 표심이반을 유발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현대의 정리해고방침을 직시, 근로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보다 현실적인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하는 후보의 모습을 보고 싶다는 것이 이곳 노동계의 지적이다.

이승헌<6·4 지방선거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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