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스탠더드 라이프]英 실용적「결혼선물 리스트」

  • 입력 1998년 5월 19일 19시 47분


영국 런던 남서부 윔블던에 사는 리사 무디(28·여)는 곧 결혼하는 친구 선물을 사기 위해 동네의 조그마한 백화점에 들렀다. 의미있고 필요한 것은 없을까하고 이것 저것 골라봤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혹시 다른 사람이 한 발 앞서 선물을 했다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들었다.

“꼭 갖고 싶은 것은 없니.”

무디는 하는 수 없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예비신부는 중소형규모인 단골백화점 엘리스를 가르쳐 줬다.백화점 고객서비스부에 자신이 원하는 선물리스트를 마련해 놓았다는 것.

‘벽시계 전화기 청소기 벽거울 토스트기 커피메이커 커피잔세트 응접실탁자 커튼 스탠드 침대커버….’

선물리스트엔 싼 것부터 다소 값이 나가는 것까지 50여 종류가 적혀 있었다. 일부는 이미 누군가가 구입해 선물한 것으로 체크돼 있었다. 무디는 응접실탁자를 골라 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아두었다.

영국의 보통사람들이 결혼선물을 마련하는 일반적인 방식이다. 직접 선물을 구입해 전달하는 사람도 없지는 않지만 이렇게 하는 것이 실용적이고 선물이 겹칠 위험도 적다.

다소 값이 나가는 물건은 친구 서너명이 어울려 구입하기도 한다. 백화점측은 한꺼번에 많은 물건을 팔 수 있기 때문에 물건값을 다소 깎아주기도 한다. 축하객은 물건값을 치른 뒤 받아놓은 영수증을 결혼당사자에게 건네주면 된다. 물건은 나중에 백화점측에서 한꺼번에 배달해 준다.

결혼식 후 신랑신부는 집 근처의 식당이나 분위기 좋은 골프장의 레스토랑, 구청의 홀 등에 친구 친지들을 초청해 답례 파티를 연다.

〈이진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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