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경영악화-신인도하락,비탈에 선 산업銀

  • 입력 1998년 5월 18일 19시 03분


부실채권 6조원, 올해 적자 예상액 5천억원, 미국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사 신용등급 Ba2.

한국에서 가장 신용도가 높다는 산업은행의 현주소다.

산업은행은 작년부터 이루어진 대기업 협조융자에 ‘약방의 감초처럼’ 참여했다. 게다가 최근 동아건설의 지급보증 요청, 정부의 새한종금 무상인수 지시 등으로 경영상황과 신인도에 더욱 큰 멍이 들었다.

총자산 75조원 중 부실자산이 10%에 육박, 시장원리대로라면 정상적인 금융기관이라고 말하기도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무디스사는 11일 국가와 동등한 신인도를 인정하던 국책은행인 산은의 신용등급을 Ba1에서 Ba2로 강등했다.

산은 관계자는 “이제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산은보다 정부가 직접 뛰는 게 더 싼 이자로 돈을 빌릴 수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산은이 존재할 이유가 없어져 ‘세계적인 투자은행’으로 발전한다는 장기목표가 물거품이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2005년까지 갚아야 할 2백억달러에 이르는 외채를 줄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 당장 실행에 옮기고 산은에 집중되는 협조융자 등 관치성 대출도 대폭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도 “이대로 가다가는 산은이 자력으로 대손충당금을 쌓을 수 없게 되는 등 자생력을 잃어 산은 자체가 거대한 부실덩어리로 남게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용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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