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대自 울산공장의 마르지 않는 「연못」

  • 입력 1998년 5월 16일 08시 54분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정문을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연못이 있다.

이 연못은 현대자동차가 들어서기 전에는 꽤 큰 저수지였다. 부녀자들은 빨래터로, 남자들은 목욕터로 애용했다.

70년대 초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건설 당시 이 저수지를 모두 매립해 공장부지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정주영(鄭周永)명예회장이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현대자동차의 앞날도 영원할 것”이라고 밝혀 75년 울산공장 본관 신축시 본관 앞에 2백평 크기의 연못이 조성됐다.

69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포터부 박대원과장은 “저수지를 매립할 당시 가물치와 붕어 민물장어 등이 손으로 주워 담을 정도로 많았다”고 회상했다.

본관 앞 잔디밭 가운데 위치한 이 연못은 가뭄이 계속돼도 마르지 않는데다 비가 많이 올 때도 수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회사 뒤편 산에서 지하수가 흘러들거나 물이 적절하게 빠져 나가도록 돼 있기 때문.

우리나라 지도 형태로 조성된 연못 주변에는 한 그루에 3백만원을 호가하는 소나무 반송을 비롯해 백일홍 목련 모과나무 등이 늘어서 있다. 또 연못 가운데에는 분수가 설치돼 있어 직원들의 휴식공간으로 각광을 받는다.

회사 관계자는 “대규모 구조조정 등을 앞두고 노사가 대립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마르지 않는 샘물처럼 IMF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정재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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