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레이더]러 주지사선거 당선 유력 「레베드」

  • 입력 1998년 4월 27일 20시 21분


“옐친, 기다려라. 레베드는 죽지 않았다.”

96년 10월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에게 ‘팽(烹)’당한 뒤 몰락하던 알렉산드르 레베드 전(前)러시아국가안보위원회서기(48)에게 재기의 서광이 비쳤다.레베드는 26일 실시된 시베리아의 크라스노야르스크주 주지사 선거에서 예상을 뒤엎고 45%를 득표, 38% 획득에 그친 발레리 주보프 현주지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과반수 득표에는 실패해 내달 결선투표에서 차점자인 주보프와 재대결을 해야 하지만 선거전 여론조사에서 26%의 지지를 보이던 레베드가 상승세를 타고 있어 승리가 예상된다.

이번 선거는 레베드로서는 정치생명을 건 건곤일척의 승부였다. 낙선하면 다시는 권력의 무대에 오를 수 없지만 당선할 경우 2000년 대통령선거를 바라볼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때문이다.

시베리아 중부에 위치한 크라스노야르스크주는 러시아의 경제적 젖줄. 인구는 3백만명에 불과하지만 면적이 한반도의 8배가 넘을 정도로 광활해 각종 광물자원이 풍부하다. 니켈과 코발트는 러시아 전체 수요량을 공급할 정도이며 백금은 세계 소비량의 40%를 생산한다. 주지사는 모스크바 정계에서도 이같은 경제력을 바탕삼아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때문에 레베드는 모스크바 시민이라는 불리함을 무릅쓰고 재기의 발판으로 크라스노야르스크를 선택한 것. 그는 법 질서를 회복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농민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윤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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