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해태 김응룡감독 『총체적 난국 어쩌나』

  • 입력 1998년 4월 27일 19시 39분


막강 해태가 ‘동네북’이 됐다. 26일 현재 3승9패로 꼴찌. 12경기에 득점37, 실점68로 경기당 겨우 3점 정도를 내고 5점을 넘게 내주고 있다. 타율과 방어율도 각각 0.238과 5.74로 꼴찌다. 홈런도 4개로 공동 1위인 현대(18개) 한화(22개)는 그만두고라도 쌍방울(7개)에 비해서도 초라하기 짝이 없다.

왜 이럴까.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이종범의 공백’을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공수주에서 15승 투수 이상의 역할을 해온 이종범의 빠진 자리가 너무 크다는 것. 96년 선동렬이 빠져 나갔을 땐 그 빈자리를 이순철 조계현 김정수 등이 잘 메우며 우승까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엔 조계현 이순철마저 떠나고 없다. 한마디로 공수주에 구심점이 사라져 버렸다는 것.

이것은 공격에서 물꼬를 터줄 선두타자가 수시로 바뀌는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 시범경기이래 초반엔 송구홍 장성호 안상준 등이 번갈아 맡더니 18일 광주 현대전부턴 느닷없이 김창희가 톱타자로 나왔다. 김창희는 대포형 타자. 적진을 교란시키는 특공대 역할을 하기엔 무리라는 평가다. 급기야 26일 잠실 OB전에는 4번을 주로 치던 홍현우가 톱타자로 나와 관중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이종범―김종국―홍현우로 이어지던 철벽 내야진도 무너졌다. 2루와 3루는 구멍이 숭숭 뚫리고 있다. 포지션도 아직 불안정하다. 홍현우 김태룡 송구홍 백인호 등을 번갈아 2,3루에 기용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 해태가 내준 9패중 대부분이 내야진의 결정적인 실책이나 실책성 수비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도루도 4개뿐으로 꼴찌. 이종범을 앞세운 기동력의 팀이라는 명성이 사라지고 어느 순간 ‘거북 팀’이 되고 말았다.

하일성 KBS해설위원은 “내세울 선수가 없는 상황에서 정신력만을 강조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다른 팀들은 용병까지 수입해 전력을 높이고 있는데 간판급 선수들이 모두 빠져 나갔으니 어쩔 도리가 없다”고 진단했다.

〈김화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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