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피플]삼성重 중장비영업 「홍일점」 기재현씨

  • 입력 1998년 4월 20일 19시 52분


거대한 굴착기, 대형 덤프트럭.

삼성중공업 영등포지점 기재현(奇在鉉·여)씨의 손에서 거래되는 품목들은 이름만으로도 거친 인상을 주는 건설 중장비.

기씨는 국내 한명밖에 없는 여성 중장비 영업사원이다. 90년 입사, 영업지원분야에서 일하다 올 3월 영업사원으로 명함을 바꾼지 한달 남짓 사이에 굴착기 등 5대를 팔아 3억원의 계약실적을 올렸다.

“공사현장에서 명함을 내밀면 으레 생명보험 설계사로 알아요. 그러다가 중장비를 팔러 온 것을 알면 다들 크게 놀라지요.”

담담한 표정이지만 중장비 세일즈는 남자들도 벅찬 분야. 거칠고 남성적인 건설현장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기씨도 억센 여자로 생각할 지 모르지만 “알고보면 부드러운 여자”라고 말한다. 기씨는 명함을 건네줄 때 노란 형광펜으로 자기 이름과 연락처에 색칠을 해준다. 젊은 사장이나 기사들에겐 ‘신세대 가요테이프’를 예쁘게 포장해 넌지시 선물하기도 한다.

“회사 주인이 누구든 실력이 중요한 것 아니에요? 외국인에게 한국 프로비즈니스 우먼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어요.”

〈정재균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