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말속뜻]이홍구씨 『여권에 몸담은건 아니다』

  • 입력 1998년 4월 17일 19시 28분


“나는 지금 당을 휴직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17일 주미대사로 공식임명된 이홍구(李洪九)전국무총리는 기자들에게 자신과 한나라당의 관계를 이렇게 표현했다. 국회의원직과 한나라당 당적을 정리하지 않으면 대사직을 맡을 수 없어 탈당했지만 “내가 여권에 몸을 담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낮 자신이 신한국당대표로 있을 때 당직을 맡았던 당시 서청원(徐淸源·현 사무총장)원내총무 이상득(李相得·현 원내총무)정책위의장 등 당직자들과 오찬을 하면서도 “휴직중이라고 생각해 달라”며 이해를 구했다.

정치적 오해를 우려했기 때문일까. 그는 주미대사로 내정된 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단 한번, 그것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폐회식날 잠시 인사를 나눈 것 외엔 만난 적이 없다.

16일 저녁 김종필(金鍾泌)총리서리가 고건(高建) 이수성(李壽成)전총리와 함께 전직총리 자격으로 초청, 저녁을 함께 하는 자리에 참석한 게 여권과 ‘접촉’한 전부였다.

그는 이날 “대사직을 마친 뒤 다시 한나라당으로 돌아가 정치활동을 할 생각이냐”는 물음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 정치도 이제 세대교체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는 말만 남겼다.

〈김창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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