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지 않은 이력에서 보듯 마이클 치미노는 할리우드의 비정한 현실을 온 몸으로 겪어낸 불운한 감독이다.
서른여섯의 나이에 베트남 전쟁의 상흔을 다룬 영화 ‘디어 헌터’로 찬사를 받았지만 불과 2년 뒤 4천4백만달러를 쏟아부어 만든 ‘천국의 문’은 제작사인 유나이티드 아티스트사를 파산시켰다.
‘천국의 문’은 뒤늦게 비평가들로부터 ‘시대의 걸작’으로 인정받긴 했지만 어쩌랴. 그 후 만든 세 편의 영화도 주목을 끌지 못해 ‘더이상 영화를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까지 듣던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선체이서’와 함께 돌아왔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