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물만난 가물치」김현석 『국내무대 비좁다』

  • 입력 1998년 4월 6일 19시 59분


프로축구 선수들은 ‘국내용’이라는 평가를 가장 듣기 싫어한다.

일단 ‘국내용’이라는 딱지가 붙으면 괜히 실력이 없는 것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국가대표팀에도 잘 선발되지 않기 때문.

국내 프로축구 ‘최고의 골잡이’ 김현석(31·현대).

그도 ‘국내용’이라는 딱지 때문에 평가절하를 당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실력은 이런 평가와는 다르다.

그가 올시즌들어 국내 프로그라운드를 휘젓고 있다.

김현석은 6일 현재 올 아디다스코리아컵대회 4경기에서 7골을 뽑아내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다.

프로축구 16년동안 초반에 이처럼 많은 득점을 올린 경우는 이번이 처음.

김현석은 통산 득점에서도 80골을 기록, 2위를 지키고 있으며 ‘골사냥’에 전념하느라 올시즌들어 어시스트는 한개도 올리지 못했지만 통산 어시스트도 36개로 프로축구 최초의 ‘40(득점)―40(어시스트)’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다.

그의 별명은 ‘가물치’. 물을 가르며 먹이를 낚아채는 가물치처럼 드리블이 유연하고 골감각이 탁월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으로 그의 득점 비결을 읽을 수 있다.

1m78, 73㎏의 탄탄한 체격으로 수비수와의 몸싸움에 좀처럼 밀리지 않는데다 두서너명은 쉽게 제치는 드리블로 스스로 골찬스를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강릉 태생. 강릉농고와 연세대를 거쳐 90년 프로에 입단한 그는 국가대표팀이 구성될 때마다 선정되기는 했지만 별로 뛰어볼 기회를 얻지 못하고 번번이 ‘국내용’이라는 평가와 함께 탈락했다.

특히 94미국월드컵을 앞두고 선수단이 미국으로 출발하기 불과 3일전 최종 엔트리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그는 “이제 국내용이라는 평가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며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이라는 말을 되새기며 국내무대에서 돋보이는 활약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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