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한국 의사 교육사연구 이충호 교육관

  • 입력 1998년 3월 20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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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는 본격적으로 우리땅을 침탈하기 전인 1902년부터 의술을 식민지 지배의 방법으로 이용했습니다.”

교육부 국제교육협력관실의 이충호(李忠浩)교육관. 의학계에서도 엄두를 못낸 일을 해냈다. 그는 최근 출간한 ‘일제 통치기 한국 의사 교육사 연구’를 통해 일제가 식민지 지배를 위해 의술을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이교육관에 따르면 일본 왕실과 우파 정치인은 1902년 동인회(同仁會)라는 의료조직을 만들어 일본인 의사들을 한반도와 만저우(滿洲)에 파견했다. 이들은 19세기 후반 미국의학이 한국에 들어오는 것을 막는 한편 일제 침탈의 정당성을 홍보했다는 것.

그는 “일제는 이어 우리의 의료기관을 하나씩 빼앗아 ‘대한의원’으로 통폐합했고 경술국치 이후에는 의료기관에서 한국인 교수를 추방하고 한국인 의사는 일본인 의사의 보조자로만 활동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교육관은 83∼93년 일본 도쿄한국인학교 교사로 파견근무할 때 도쿄대와 일본 국회도서관에서 자료를 수집했다.

그는 “일제는 한국인을 실험대상으로 썼다”면서 “국내 대학병원에서 그때 쓰던 ‘학용(學用)환자’란 용어를 아직 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성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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