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현장 지구촌리포트 ⑨]싱가포르 「華社자조이사회」

  • 입력 1998년 3월 12일 08시 19분


비즈니스를 떠난 싱가포르 화인(華人)의 생활속에서 중국색을 찾기란 어렵다.

인구 3백만명중 싱가포르의 국적을 갖고 있는 화인이 절대 다수이다. 인근 동남아 국가의 경우 중국국적을 계속 유지하는 화교(華僑)가 다수인 것과 사정이 판이하다. 오히려 중국어보다 영어를 공식언어로 취급하는 등 자발적으로 중국적인 것을 버리고 탈(脫)중국적인 것을 취하면서 이들은 성장해왔다.

싱가포르의 국어는 말레이어이고 교육기관과 관공서의 공식언어는 영어, 서민들의 상용언어는 중국어다. 중국 말레이 인도계가 섞인 다인종 국가이기 때문에 생겨난 현상이다.

그래서 싱가포르의 양대 화인단체인 싱가포르 중화(中華)총상회(SCCCI)와 싱가포르 종향(宗鄕)회관 연합총회(SFCC

A)는 젊은이들의 교육사업을 위해 92년 화사(華社) 자조(自助)이사회(CDAC)라는 교육기관을 설립했다.

설립초기 이 단체의 주요 업무는 싱가포르 화인들에게 중국말과 전통문화를 가르치는 것이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중국어토론회와 작문 낭독경시대회 등을 개최했다.

현재 이곳에선 본래 설립취지와 다른 프로그램이 다수 진행되고 있다. 전통만을 강조하는 강의내용에 화인들의 반응이 신통치 않자 저소득 계층의 소득증가와 지위향상을 꾀할 수 있는 실용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하게 된 것이다.

강좌중엔 중국어 영어 등 언어교육도 있지만 요리 전자제품수리 미용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이 주종을 이룬다.

이곳에서 조리사자격증을 취득한 옹리관(50)은 “주방장 보조로 일하던 때는 한달 5백달러(약 75만원)밖에 받지 못했지만 6개월만에 자격증을 받고 나자마자 월급이 두배로 늘었다”고 털어놓았다. 지금까지 이곳에서 배출한 각 분야의 기술자격증 소지자는 1천2백여명. 앞으로 3년 동안 1백70만달러(약 25억5천만원)를 지원해 자격증 소지자 5천명을 배출할 계획이다.

〈싱가포르〓정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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