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러 간다
필기 안해도
암기 안해도 가르쳐주고
배울 수 있는 그런 곳으로
나는 간다
어제는 무밭을 맸다
그래
한평생 흙과 함께 살아야지
오늘은 국화향 속에 있다
은은히 퍼지는 국화향 속에
어느새 우리는 부자가 된다
그래 맞다
거리의 누런 들판에서
부자는 나누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편안한 저녁 노을 향해
무거운 부자되어 나는
간다 간다
나누러 간다
86.10 이유진〈풀무학교 복도에 걸려있는 졸업생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