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이야기/4일]봄바람 노크…가슴을 활짝 열자

  • 입력 1998년 3월 3일 20시 15분


눈 내린 산길이거나 안개에 휩싸인 들길이거나, 잠시 가려지고 감춰지는 일은 있어도, 요 사이 도시에서처럼 뚝, 길조차 끊겨 이렇게 눈앞이 캄캄해지는 법은 없는 터인데. 소스라쳐 놀라 돌아본 길, 그 아득한 길이 이리도 막막한 법은 없는 것인데….

‘과로사냐 실직사냐’, 시대의 화두에 ‘실족사’를 더해야 할 듯. 고개 숙인 아버지들의 실족이 잦다는 보도. ‘인적(人跡)’을 좇아 앞만 달려온 지난 시간들, 그 모든 게 ‘허방’이었나.

맑은 후 흐리다. 아침 영하1도∼영상6도, 낮 11∼16도.

지하의 눈사람이 바람에게 물었다. “내가 떠난 세상은 어떠한지?” 바람이 말하였다. “모를 일이오. 내 그토록 열심히 봄을 실어 날랐건만 세상은 떨고만 있으니….”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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