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길 떠나는 마음

  • 입력 1998년 2월 12일 08시 27분


기개는 없고 기계들만 있다./나도 기계다./굴원처럼 자살할 생각이 없다./치욕 속에서도 나는 살아 남았다./………/기개는 없고 기계들만 있다./나도 기계다./녹슨다./녹이 나를 해체한다./마네킹이 불멸이다. 〈최승호의 ‘굴원의 자살을 기념함’에서〉 암기가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강호세상. 시도때도 없이 옆구리가 허전하고 뒷덜미가 시리다. 골목마다 눈이 붉게 충혈된 칼잡이들이 어슬렁거린다. 협객은 사라졌다. 신새벽 타는 목마름의 중원무림. 이제 달러는 브라만이다. 생명이요 길이다. 이발소 그림같은 강호세상. 붉은 장풍을 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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