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으로 푸는 봄의 메커니즘]性동력 높아지는 계절

  • 입력 1998년 2월 11일 07시 34분


‘가슴은 두근두근, 설렘은 너울너울.’ 살랑대는 봄바람에 처녀의 가슴이 뛴다. ‘봄철에 바람나기 쉽다’는 말은 근거가 있을까. 과연 유혹도 계절을 탈까. 아직 국내외에 온도나 계절의 변화와 인간의 성(性)호르몬 분비를 직접 연결시킨 연구는 없다. 하지만 다양한 각도에서 이를 설명해 볼 수 있다. 우선 생물학적 관점. 고려대 윤일병교수(생물학과)는 “봄은 모든 생물이 짝짓기를 하는 계절”이라며 “동물처럼 발정기(發情期)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간에게 어느 정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인간도 자연의 큰 법칙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설명. 정신과학적인 해석도 가능하다. 겨울이 ‘침체’의 회색빛이라면 봄의 색깔은 생명력이 넘치는 연두색. 몸도 마음도 들뜨게 마련이다. 삼성서울병원 이동수교수(정신과)는 “겨우내 잔뜩 가라앉았던 몸의 활력이 되살아나는 것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몸의 활력이 높아지면 ‘공격 동력’과 함께 인간 행동의 기본 추진력을 이루는 ‘성(性) 동력’이 당연히 따라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봄에는 이 때문에 다른 계절에 비해 성적으로 흥분하기 쉽다. 반대로 극도로 우울해지기도 한다. 과학평론가 이인식씨는 ‘벗는다’라는 말로 이를 설명한다. 봄이 오면 겨우내 몸을 꽁꽁 싸고 있던 두꺼운 옷을 벗어던지게 된다는 점에 주목한 것. 옷을 벗으면 자신도 모르게 심리적으로 해방감을 느끼게 되고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자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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