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이상철/춤추는 뻥튀기 장수의 고객만족경영

  • 입력 1998년 2월 9일 07시 58분


고객이 만족하도록 하는 것은 경영의 기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정한 고객만족은 갈수록 어려워진다. 얀 칼슨은 그의 저서 ‘진실의 순간’에서 “진정한 고객만족은 고객감동을 추구해야 하며 그것은 진실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내가 자주 다니던 강변도로에서 퇴근시간에 길이 막히면 나타나는 뻥튀기 장수가 있었다. 남들은 뻥튀기 보따리를 짊어지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는데 이 아저씨는 뻥튀기를 예쁘게 1천원 어치씩 포장해서 손수레를 끌고 다닌다. 머리엔 중절모를 눌러쓰고 귀에는 신나는 음악이 나오는 이어폰을 꽂고 살랑살랑 춤을 추면서 운전자들에게 미소를 보낸다. 먹지도 않을 뻥튀기지만 이 아저씨를 보면 저절로 사고 싶어진다. 실제 나도 그 뻥튀기를 두 번이나 샀다. 얼마 전 무주 스키장에서 본 모습이다. 전국이 영하의 혹한에 꽁꽁 얼어붙은 밤이었다.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쳐 스키장을 찾은 손님도 객실에 틀어박혀 밖으로 나온 사람이 많지 않았다. 그런데도 개인휴대통신(PCS) 시연장에는 도우미와 행사요원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려고 갖은 노력을 하고 있었다. 추운 날씨라 그날은 시연회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내 예상은 빗나갔다. 발도 시려운데 도우미들은 스피커에서 울려나오는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고 있었다. 한쪽에서는 커다란 바구니에 담긴 사탕을 리프트에 오르는 스키어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고객감동을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흔히 고객만족이라고 하면 고객의 관심을 강요하는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한차원 더 높은 고객감동은 고객이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고객의 필요를 간파하고 그것을 먼저 내놓는 것이다. 일본 소니는 집에서 듣던 오디오를 주머니 속에 들어가는 워크맨으로 줄여 성공했다. 미국 델컴퓨터는 유통단계를 줄여 고객의 기다리는 시간과 비용을 줄였고 고객이 원하는 대로 제품의 명세를 변화시키도록 해 컴퓨터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진정한 고객감동을 위해서는 사고방식을 바꿔 먼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서비스해야 할 것이다. 이상철<한국통신프리텔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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