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공종식/박지만씨 해법은…

  • 입력 1998년 2월 2일 19시 39분


히로뽕 투약혐의로 고 박정희(朴正熙)대통령의 외아들 지만(志晩)씨가 2일 검찰에 구속된 것은 이번이 네번째다. 박씨가 마약사범으로 구속되는 장면은 이제 검찰에서는 더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다. 박씨의 히로뽕 투약사실이 처음 적발된 것은 89년 10월. 당시 박씨는 그동안 ‘전직대통령의 아들’‘부모의 비극적인 죽음에 따른 충격’ 등이 고려돼 기소유예로 풀려났다. 그런데 이것은 박씨가 이후 계속한 마약행각의 서막에 지나지 않았다. 박씨는 91년부터 96년까지 세차례나 잊힐 만하면 재등장하는 마약사범이 되고 말았다. 그때마다 박씨는 ‘특별한 마약사범’ 대접을 받았다. 구속될 때마다 과거 고 박정희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유력자들의 탄원이 잇따랐다. 여기에 박씨의 비극적인 가족사에 대한 동정여론까지 가세해 검찰과 법원은 기소유예나 집행유예 등 관대한 처분을 내린 것. 박씨는 지난해 2월에도 집행유예로 풀려나면서 “다시는 마약에 손을 대지 않겠다”고 재판부에 다짐했지만 1년도 안돼 약속은 물거품이 됐다. 소변검사에서 히로뽕 양성반응이 나오자 잠적했던 박씨는 지난달 31일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스키복 차림으로 마약수사관에게 붙잡혔다. 관대한 법 집행이 역설적으로 박씨의 갱생기회를 끊임없이 막아온 셈이다. 그런데도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지검에는 선처를 호소하는 유력 인사들의 전화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한결같이 “부모가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난 뒤 충격으로 박씨가 히로뽕에 빠져들었다”며 관대한 처분을 요청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박씨를 ‘보통 마약사범’처럼 엄하게 처벌해 히로뽕과 인연을 끊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아 검찰은 고심하고 있다. 박씨를 진정으로 돕는 방법은 과연 무엇일까. 공종식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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