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지구촌/더 타임스]북아일랜드 과거규명 철저히

입력 1998-02-02 07:41수정 2009-09-25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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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비한 과거규명으로 인해 북아일랜드의 안정은 불투명한 미래만큼이나 흔들려왔다. 토니 블레어총리가 지난해말 북아일랜드에 관한 연설을 통해 72년 발생한 이른바 ‘피의 일요일 사건’의 진상조사를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천명한 것은 현명한 일이다. 북아일랜드 런던데리에서의 시위진압 도중 공수부대원들에 의해 14명의 구교계 사람들이 희생된 이 사건은 신구교계간의 화합을 가로막는 앙금으로 남아 있다.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은 아일랜드계 민족주의자들이 줄곧 요구해온 것이기도 하지만 신교계 통일주의자들도 이를 반대할 뚜렷한 이유가 없다.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경우 해마다 되풀이되는 구교계의 분노가 수그러질 것이고 북아일랜드 문제의 민주적 해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피의 일요일 사건’은 무고한 사람들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아일랜드 민족주의의 순교사(殉敎史)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60년대 후반과 70년대에 북아일랜드에서는 민간인 시위자들이 종종 과격한 구교계 공화주의자들에 의해 조종되거나 이용되곤 했었다. 그러나 동기야 어쨌든 희생자들은 분쟁에 휩싸인 민간인들이었다. 진상규명과 아울러 당시 사격을 가한 공수부대원들의 역할에 대한 적절한 역사적 평가도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들은 테러의 위험이 현존하고 법질서가 무너져버린 위험한 상황에 처해 있었다. 국가의 안전유지를 위해 생명의 위험을 무릅쓴 그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압력들이 온당한지를 평가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특별조사위원회 설치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에 ‘신뢰구축’을 위한 하나의 조치로 간주되고 있다. 이는 구교계 인사들에게 위안을 주겠지만 그렇다고 신교계 인사들을 노하게 해서도 안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진실규명이다. 〈정리·런던〓이진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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