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하일지판 아라비안 나이트(627)

  • 입력 1998년 1월 31일 22시 21분


제10화 저마다의 슬픈 사연들 〈95〉 왕자님이 제 손을 잡고 끌어당기는 순간 저의 온 몸은 정말이지 기쁨으로 전율하고 있었습니다. “오, 내 사랑! 알라께서는 저를 당신께 보내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당신은 저를 마음대로 하소서.” 그분 곁에 나란히 눕게 된 저는 가쁜 숨을 할딱거리며 이렇게 속삭였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아무말도 하지 않고 내 앞섶을 풀어헤치더니 다짜고짜 그 사이로 손을 밀어 넣었습니다. 그와 동시에 그분의 입술은 제 입술을 덮쳐왔습니다. 그분의 혀가 제 입속으로 밀고 들어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저의 혀를 찾고 있을 때, 그분의 손길이 제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있을 때 저는 기쁨과 부끄러움으로 어쩔 줄을 몰랐습니다. 제 입술에 입맞추며 제 젖가슴을 어루만지던 그분은 잠시 후, “하!”하고 짧은 탄식을 발했습니다. 그 순간 저는 혹시 그분이 제가 마음에 들지 않아서 그러시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섰습니다. 그러나 그런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다음 순간 그분은 왈칵 제 가슴을 열어젖히더니 거기다 얼굴을 파묻었기 때문입니다. 저의 가슴에 얼굴을 파묻는 왕자님이 견딜 수 없이 가엾게 느껴져 저는 와락 그분의 머리를 껴안았습니다. 제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 저의 젖무덤에 얼굴을 비벼대고 있던 왕자님은 마침내 제 젖꼭지를 빨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름다운 분께서 흡사 어린 아이처럼 제 젖을 빨고 있다는 것이 너무나 신통하고 행복하여 저는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세차게 저의 젖꼭지를 빨고 있던 그분의 손길은 어느 틈엔가 저의 아랫도리로 파고들어 제 몸 구석구석을 애무하기 시작했고, 밀려오는 쾌락을 이기지 못하여 정신이 몽롱해진 저는 숨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일이 어떻게 되었는지 저는 잘 기억할 수도 없습니다. 기억하는 것은 다만, 부지불식간에 저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이 되어버렸다는 것과, 왕자님의 두 팔에 포위 당한 채 저는 이십 년 동안 지켜왔던 여자의 순결을 마침내 깨뜨리고 말았다는 것입니다. 그 순간 저는 너무나도 놀라워 저도 모르는 사이에 비명을 질렀습니다. 정말이지 그분은 저에게 놀라운 변화를 일으켜놓았습니다. 그분께서 저의 몸 속으로 들어오실 때는 흡사 거대한 배가 몸 속으로 밀려들어오는 것만 같은 환상에 사로잡혔습니다. 혹은, 그분은 능숙한 사공처럼 노를 젓고, 저는 그분의 배가 되어 일렁이는 파도 위에 끝없이 흔들리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불같이 뜨거운 기운이 저의 몸 속으로 한꺼번에 쏟아져들어오는 것 같았고, 저는 두려움과 감동을 견디지 못해 급기야 그분에게 매달리며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답니다. 정말이지 그렇게 경이로운 기쁨을 맛본 것은 생전 처음이었습니다. 그분으로 하여금 그 아름다운 욕정을 불러일으켜 저를 사랑하게 하신 알라의 신비한 숨결에 저는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날밤 왕자님은 저의 몸 속 깊이 숨죽이고 있던 경이로운 쾌락의 불꽃을 피워놓았습니다. 그 고귀하신 분께 저의 순결을 바치도록 허락하신 알라께 감사하며 저는 그분의 품에 안겨 꿈같이 달콤한 잠을 잤습니다. <글:하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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