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의 날씨 이야기]찌푸린 산하… 가슴 펼날 언제…

  • 입력 1998년 1월 13일 20시 04분


겨울산을 찾는 실직자의 뒷모습. 그의 등은 너무 여위고 가늘어서 슬픔조차 비켜 서누나. 미당(未堂)의 시구처럼 ‘볕이거나 그늘이거나 혓바닥 늘어뜨린 병든 수캐 마냥 헐떡거리며’ 달려온 지난날. 이제 그 도시에서 버림받았으니,이런 시가 위안이 될까. ‘내가 산길을 걷는 것은/인간들의 마을에서 쫓겨났기 때문이 아니라/인간들의 마을로 결국은 돌아가기 위해서다//…겨울바람이 내 귓불을 빨갛게 달구어/나는 외롭지도 슬프지도 않다/나뭇잎 하나 몸에 달지 않아도 춥지가 않다//눈 그친 지구 위에/산길이 나 있다/나는 산길을 걸어가련다…’(안도현의 ‘눈 그친 산길을 걸으며’). 아침 최저기온 영하3도∼영상4도, 낮최고 기온은 3∼8도. 전국이 흐리고 곳곳에 눈 또는 비. 덜 혹독한 추위는 그나마 위안. 〈이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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