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부산 대구 대전 찍고 다시 서울….
프로야구 선수만큼 「장돌뱅이」 인생을 사는 경우도 드물다. 페넌트레이스 1백26경기를 치르는 5개월여 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이잡듯이 훑고 다녀야 한다. 말 그대로 「체력과의 전쟁」이다.
이들은 내년 시즌에도 적게는 7천㎞에서 많게는 1만㎞의 고행길을 떠나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 참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30일 발표한 98시즌 경기일정에 따르면 내년 프로야구단의 총 이동거리는 6만8천3백30㎞. 서울과 부산을 80여차례 왕복하는 거리다.
평균 이동거리는 8천5백41.25㎞지만 예년보다 구단별 편차가 커 각 팀의 희비가 엇갈린다.
롯데는 내년에도 총 이동거리가 9천9백20㎞. 해마다 가장 이동거리가 긴 팀으로 꼽혔다. 교통 요지인 대전을 본거지로 하는 한화(6천9백30㎞)보다 1.5배 가까운 고행을 감수해야 한다.
광주의 해태(9천6백㎞)도 롯데에 거의 뒤지지 않는 이동거리로 「고통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지붕 두가족」인 서울의 LG(9천4백50㎞)와 OB(7천9백80㎞)가 1천5백여㎞의 편차가 나는 것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 중부권의 삼성(8천4백60㎞), 쌍방울(7천6백60㎞)과 현대(8천3백30㎞)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KBO측은 『각 팀의 이해가 첨예하게 걸려있는 사안이라 최대한 공평하게 일정을 작성하려고 애를 썼지만 각 팀의 지정학적 위치상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98시즌 페넌트레이스는 4월11일 2시 광주(해태―OB) 잠실(LG―현대) 전주(쌍방울―한화) 대구(삼성―롯데)에서 열리며 복중 무더위에도 연속경기의 강행군으로 진행된다.
〈장환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