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흘러가버린 시간을 담아냅니다. 우리가 갖고있는 한국영화들이 한국민들의 지난 역사와 생활상을 연구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1937년작 「심청전」 등 해방전 우리영화 14편을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 러시아국립영화보관소 바시엔코 발레리 과학정보센터부소장은 『인류의 문화유산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며 『원본 반환은 곤란하지만 한국측이 원한다면 사본은 떠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발견된 작품들은 보관상태가 양호해 잡음제거 등 특수처리를 할 경우 제작당시 수준으로 재생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본도 3년간의 조사 끝에 이 영화보관소에서 2차대전 종전 이전에 제작된 영화 1천4백여편을 찾아내는 개가를 올렸다.
그는 『이 영화 필름들을 누가 어디서 어떤 과정을 통해 수집했는지에 관한 기록이 없어 아쉽다』며 『영화의 정확한 제작연대와 출연진 등을 알 수 없는 것도 안타까운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국립영화보관소에 한국전문가가 없어 한국관련 필름을 일본실에 보관해왔다』며 『일본 또는 중국작품들 속에 한국영화들이 묻혀있을 수 있어 한국영화연구가들의 방문을 기다린다』고 밝혔다.
바시엔코 발레리는 3만여편의 외국영화들이 보관돼 있는 러시아국립영화보관소에서 20여년간 일해왔으며 매년 두차례 이상 논문을 발표하는 정력적인 영화사학자이다.
〈모스크바〓반병희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