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선시감상사전」출간 석지현스님

  • 입력 1997년 12월 25일 20시 29분


『라즈니쉬나 크리슈나무르티, 힌두의 명상도 선(禪)의 오묘한 경지에 비하면 별게 아니더군요. 진리가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으니 지난 날의 방황이 헛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불교에서 탄트라의 세계로 라즈니쉬로 라즈니쉬에서 다시 힌두명상의 세계로. 오랜 외도(外道)끝에 구도의 길을 떠났던 출발점으로 돌아온 석지현(釋智賢·51)스님. 70년대 후반 라즈니쉬 열풍을 몰고 온 장본인이기도 한 그가 자신의 깨달음을 2천여쪽의 방대한 책으로 빚어냈다. 한국 중국 일본의 선시 1천4백여편을 모아 엮은 「선시감상사전」(민족사 펴냄). 전화도 없이 강원 영월의 주인 떠난 움막에 칩거하면서 꼬박 4년동안 선시를 모으고 정리하는 작업에 매달렸다. 나라와 연대, 작가별로 분류해 수록작품 마다 원문과 번역시를 대비하고 낱말풀이 출전 감상포인트를 덧붙였다. 이 책은 단순한 선시모음집이 아니다. 「선시란 무엇인가」 「선시의 역사」 저자의 독창적인 선시분류법 등을 수록했고 주요 작가에 대한 소개를 곁들였다. 나라별 시대별 작가별 시풍(詩風)의 특징을 비교한 선시해설편 등 곳곳에서 저자의 시적 감수성이 느껴진다. 그는 69년 중앙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선시(禪詩)」 등 몇 권의 시집을 냈다. 『언어를 거부하는 선(禪)과 언어의 설명적 기능을 최대한 억제한 시(詩)가 만난 것이 선시입니다. 선승들이 관념의 바닷속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깨달음의 섬세한 느낌을 전달하기 위해 시를 택한 것이지요』 그는 『선시가 현대인들에게 자기성찰과 마음의 평화를 찾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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