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조정 하루만에 도시가스요금이 22.5%나 인상되었다. 새해부터는 교통세율이 바뀌어 석유류와 가스값이 또 한차례 크게 오르게 되어 있고 전기요금도 평균 6.5% 인상된다. 그런가 하면 밀가루 설탕 등 생필품값이 줄지어 치솟고 업계는 이달과 새해 두번에 걸쳐 버스요금을 대폭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물가고의 한파가 본격적으로 불어닥치고 있다.
이번 석유류가격 인상은 환율상승에 따른 업계의 자금압박을 덜어주는 데 1차 명분이 있다. 그러나 가격인상을 통해 소비억제를 유도하려는 복선이 깔려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독 교통세를 찍어 세율인상을 권고한 것은 경제위기의 본질이 과다한 외채와 외환수급구조 불안정에 있으므로 수입의존이 큰 석유류의 소비억제를 통해 경상수지를 개선하라는 뜻이다. 따라서 고유가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버스 택시요금은 물론 각종 제조업 제품의 연쇄적인 가격인상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지금까지의 물가수준만으로도 가계는 고통스럽다. 그러나 앞으로가 큰 걱정이다. 그러지 않아도 실업자가 크게 늘고 실업을 면하는 경우도 실질임금이 줄어들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비고용 소득계층의 주머니도 가벼워지고 있다. 여기에 물가폭등이 겹친다면 큰일이다. 모든 수단을 동원한 물가진정책을 시급히 강구해야 한다.
밀가루값이 두배나 오른 것은 환율을 감안하더라도 너무하다. 밀가루 설탕 식용유 등의 경우 원자재 수급차질에 따른 가격상승요인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일이 급하다. 매점매석과 사재기도 막아야 하며 무엇보다 서비스요금 등의 편승인상을 경계해야 한다. 공공요금의 인상시기 분산 등 다각대책으로 서민가계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 물가안정 없이는 국가경제가 되살아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