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정보맨의 비애]『한솥밥 동종업계끼리 흑색선전』

  • 입력 1997년 12월 11일 19시 59분


『자금악화설은 남의 일인줄 알았는데 막상 우리 회사가 당사자가 되고 보니 대책이 없네요』(모 증권회사 정보담당 직원) 각종 루머를 생산, 유통해온 증권사 정보맨들이 요즘 곤욕을 치르고 있다. 「어느 회사는 사옥을 판다더라」 「저 회사 자금팀은 급전(急錢)을 구하느라 밤을 샜다더라」는 루머에 자기 회사의 이름이 올라있기 때문. 이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것은 한솥밥을 먹는 증권사들끼리 흑색선전을 서슴지 않는다는 서글픈 현실. 지난 5일 고려증권 부도이후 이런 루머가 한층 많아졌다. 악성루머에 휩쓸린 한 증권사는 인력을 총동원, 진원지(震源地)를 파악해 증권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한 끝에 모 정보통신회사 대표에게 쇠고랑을 채웠다. 이 증권사 정보팀의 한 관계자는 『추적조사 결과 다른 증권사들도 악성루머를 유포한 혐의를 잡았지만 「옛 정」을 생각해 고발하지 않았다』며 씁쓰레해 했다. 루머에 오른 또 다른 증권사 정보팀들도 자체 단속반을 만들어 진원지 색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여의도에서 10년이상 정보업무를 맡고 있는 한 정보맨은 『아무리 어려워도 동종업계의 허물은 일선에서 막아주는 것이 관례였는데 요즘은 격세지감(隔世之感)을 느낀다』고 한숨지었다. 〈정경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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